묘법은 끝나지 않았다 (박서보, 반복 미학, 동양 철학)
박서보는 한국 단색화의 상징이자, ‘묘법(描法)’이라는 독창적 작업 방식으로 국내외 미술계에 깊은 인상을 남긴 작가다. 그의 회화는 단지 하나의 색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동양 철학에서 비롯된 '수행'과 '비움', 그리고 '존재에 대한 응시'가 결합된 예술 행위다. AI, NFT 등 기술 기반 예술이 부상하는 오늘날, 박서보의 묘법은 오히려 더 유효하다. 이 글에서는 반복의 미학, 동양적 사유, 그리고 박서보 예술이 갖는 현재적 의미를 고찰해보고자 한다. 반복은 단순하지 않다: 묘법의 시작‘묘법’은 단순한 붓질의 반복이 아니다. 박서보는 하루에 수백, 수천 번의 선을 그으며 "무의 상태"에 도달하고자 했다. 이 행위는 마치 수도승이 염불을 반복하듯, 붓질을 통해 사사로운 욕망을 비워내는 수행 그 자체였..
2025. 10. 2.
단색화, AI 시대에 던지는 질문 (미술 본질, 철학적 예술, 단색화 재조명)
AI가 예술까지 모방하고 생성하는 시대, 우리는 예술의 본질에 대해 다시 묻게 된다. 이 지점에서 한국의 단색화는 단순히 색의 반복이 아닌 철학적 사유와 존재의 성찰이라는 점에서 새로운 의미를 가진다. 단색화는 감정의 폭발이 아닌 침묵의 미학, 기술적 기교보다 반복과 비움 속에서 탄생한 동양적 미의식이다. 본 글에서는 단색화가 AI 시대에 던지는 질문, 그 철학적 의미, 그리고 현대 미술에서의 재조명 가능성을 다루고자 한다. 단색화란 무엇인가: 반복과 비움의 철학단색화는 말 그대로 ‘하나의 색’으로 이루어진 회화를 뜻하지만, 그 안에는 결코 단순하지 않은 철학과 작업의 깊이가 있다. 1970년대 한국 미술계에서 시작된 단색화는 김환기, 윤형근, 이우환, 하종현, 정상화 등의 작가들에 의해 주도되었다. 이..
2025. 10.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