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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F에서 시작되는 새로운 시선들

by tatamama 2025. 9.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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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막한 국내최대 아트페어 '키아프 서울(Kiaf SEOUL)'의 전시장 모습. 뉴시스 [출처:중앙일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64078

 

 

도시가 예술로 숨쉬는 계절, 서울의 가을 중심에는 언제나 KIAF가 있다.
단순한 아트페어가 아닌, 미술과 사람, 시선과 감각이 교차하는 공간.
KIAF는 2020년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예술을 어떻게 바라보고, 경험하고, 선택하는가에 대한 새로운 감각을 제시한다. 이 글은 KIAF에서 시작된 변화와 가능성, 그리고 오늘의 한국 미술이 보여주는 시선들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KIAF는 무엇을 위한 장인가

어느 순간부터, KIAF는 단순한 전시장이 아니게 되었다.
처음엔 작품을 보고, 가격을 묻고, 구매를 고민하는 장이었다면, 지금의 KIAF는 '시선이 태어나는 장소’로 변해가고 있다.
전시장 안을 천천히 걸으면, 수많은 이야기들이 작고 조용하게 들려온다. 신진 작가의 첫 데뷔작, 컬렉터의 오래된 수집 취향, 해외 갤러리의 낯선 언어, 그리고 예술에 대해 말없이 오래 서 있는 사람들까지.
KIAF는 그 모든 것들이 서로 섞이고 교차하는 ‘감각의 현장’이다.
예술이 시장과 만나고, 사람이 예술을 통해 또 다른 삶의 모양을 상상하는 공간.
그 안에서는 질문이 오히려 더 많아진다. "나는 이 작업 앞에서 왜 멈췄을까?", "이 색감이 내 안의 무엇을 건드렸을까?"
KIAF는 결국, 내 안의 시선을 꺼내는 장소다.

 

프리즈와 나란히, 서울의 미술이 열리는 순간

2022년부터 KIAF는 프리즈 서울과 나란히 열리며 더 큰 무대 위로 올라섰다.
국제 갤러리와 한국 로컬 갤러리가 나란히 전시를 열고, 전 세계 컬렉터가 서울을 걷는다.
호텔 로비에서, 전시관 부스에서, 가로수길 카페에서도 ‘미술 이야기’가 일상처럼 흐르는 그 시기.
이 병행 개최는 단순히 ‘큰 행사 두 개’가 동시에 열린다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서울이라는 도시가 세계 예술의 흐름 안에 들어섰음을 뜻하는 장면이다.
KIAF는 이 흐름 속에서 한국 미술이 가진 고유한 결과 결핍을 함께 보여준다.
여전히 성장 중인 시장 구조, 다듬어지지 않은 작가 발굴 시스템,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감성과 이야기의 힘.
프리즈가 ‘완성된 세계’라면, KIAF는 ‘진화하는 현장’이다.

 

KIAF 안에서 태어나는 선택의 감각

2020년대 KIAF를 관통하는 흐름은 바로 ‘선택의 감각’이다.
이제 관람객은 단순히 작품을 보지 않는다. 자신의 정체성과 감정, 경험에 맞는 예술을 선택한다.
30~40대 MZ세대 컬렉터가 본격적으로 시장에 진입하면서, KIAF의 작품들은 점점 더 개인적인 스토리, 감정의 연결, 사회적 가치를 담기 시작했다.
회화만이 아닌, 영상·디지털 설치·섬유·사운드 작업까지—KIAF의 공간은 감각의 지도처럼 확장된다.
그 안에서 사람들은 질문보다 감정으로 먼저 반응한다.
"이건 그냥 좋아서 샀어요", "보자마자 발걸음이 멈췄어요" 같은 말들이 진심으로 들리는 순간.
KIAF는 예술이 머무는 것이 아니라, 움직이는 감각의 장이 된다.

 

결론: 새로운 시선은 언제나 이곳에서 시작된다

KIAF는 단지 아트페어가 아니다.
그곳은 누군가의 시선이 처음 열리는 장소이며, 누군가는 자신의 감정을 처음 작품으로 확인하게 되는 개인적 사건의 무대다.
2020년대 한국 미술은 이제 더 이상 ‘전문가의 세계’로만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은 누구든 시선을 열고, 발걸음을 멈추고, 선택할 수 있는 경험의 예술이다.
그리고 그 시작은, 매년 가을, 서울의 코엑스에서 열리는 바로 그곳—
KIAF에서 시작되는 새로운 시선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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