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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미술계의 친환경 실험 (지속 가능 예술, 전시 기획, 사례)

by tatamama 2025. 10.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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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현재 유럽 미술계는 예술과 환경의 경계를 허물며 ‘지속 가능성’이라는 키워드를 핵심 가치로 내세우고 있다. 단순한 테마 전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전시 기획 방식부터 작가의 제작 과정, 미술관의 운영 철학까지 전방위적인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유럽 각국은 ‘예술도 기후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실천적 매체’라는 인식 아래, 환경과 예술을 결합한 실험을 적극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지속가능 예술: 철학에서 실천으로

지속 가능 예술(Sustainable Art)은 환경문제를 단순히 주제로 삼는 것을 넘어, 예술의 제작 및 유통 과정 전반에서 ‘친환경적 방법’을 실현하는 데에 초점을 맞춘다. 유럽에서는 이미 2010년대 후반부터 이 개념이 퍼지기 시작했으며, 2020년대 들어 더욱 구체화되었다.
예를 들어, 영국 테이트 미술관(Tate Modern)은 2023년부터 주요 전시에 탄소 배출량을 사전 공개하고 있으며, 전시 설치와 해체 과정에서 재사용 가능한 자재 사용 비율을 70% 이상으로 유지하고 있다. 또한 관람객에게는 인쇄물 대신 QR코드를 통한 디지털 전시 안내를 제공함으로써 종이 낭비를 줄이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프랑스, 독일, 북유럽 등지로 확산되었다. 덴마크 루이지애나 현대미술관에서는 기획 단계부터 ‘환경평가 체크리스트’를 활용해, 전시 전 과정의 에너지 소비와 폐기물 발생을 사전 예측하고 개선한다. 작가들 역시 천연 안료, 폐자재, 생분해성 재료 등 새로운 소재를 탐색하며 창작의 가능성을 넓히고 있다. 예술이 환경 보호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을 넘어, 그 자체로 지속 가능한 행동을 실천하는 수단이 되고 있는 것이다.

 

전시 기획의 친환경화: 구조와 과정의 전환

유럽 미술계에서 지속 가능성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전시 기획 단계에서부터 철저한 친환경 기준을 적용하는 기관들이 늘고 있다. 단지 작품의 주제나 메시지를 환경 중심으로 설정하는 것을 넘어서, 전시를 구성하는 방식 자체를 바꾸고자 하는 시도가 많아지고 있다.
예컨대, 독일 함부르크 쿤스트할레(Kunsthalle Hamburg)는 2024년부터 전시 디자이너, 기술 감독, 작가들과 함께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 전시’ 프로젝트를 실험 중이다. 이 프로젝트는 한 번 제작한 전시 구조물을 다른 전시에서 반복 사용하거나, 모듈형 구조를 도입해 운반과 설치 과정에서 발생하는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한 유럽연합(EU) 차원에서도 ‘그린 전시 가이드라인’을 제작하여 미술관과 큐레이터들이 이를 참고할 수 있도록 배포하고 있다. 이 가이드라인에는 교통 수단의 탄소 배출 최소화, 로컬 작가 및 소재 활용 권장, 조명 시스템의 에너지 효율성 향상 등 세부 기준이 명시되어 있다. 이러한 체계적 지원은 예술계가 실질적인 친환경 실천을 이어갈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역할을 한다.

 

유럽의 실제 사례: 작가와 미술관의 변화

지속 가능성은 이제 유럽 작가들의 창작 방향에도 뚜렷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스웨덴의 예술가 에바 크리스티나 올슨(Eva Kristina Olsson)은 플라스틱 쓰레기를 주재료로 삼아 북극곰, 바다생물 등의 조형물을 제작하며 환경 오염 문제를 시각화하는 작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녀의 전시는 2025년 핀란드 헬싱키 시립미술관에서 열려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으며, 전시 수익 일부는 환경 보호 단체에 기부되기도 했다.
또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현대미술관(Stedelijk Museum)은 2024년부터 전시 운영 전반에 걸쳐 친환경 전시 설계 툴을 도입하였다. 이 툴은 전시 컨셉을 입력하면, 최적의 조명, 재료, 설치 방법 등을 자동으로 제안하여 탄소 중립 전시를 기획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를 통해 미술관은 운영 비용 절감뿐 아니라, 환경 친화적 기관으로서의 사회적 책임도 실현하고 있다.
유럽 미술계의 이러한 변화는 더 이상 ‘의무’나 ‘도전’이 아닌 새로운 미술계의 표준으로 자리잡고 있다. 단지 ‘보여주기 위한 친환경’이 아니라, 창작과 감상의 방식 모두를 재정의하는 진지한 실험이 계속되고 있다.

 

결론

유럽 미술계는 지속 가능성을 실천하는 ‘새로운 전시 생태계’를 만들어가고 있다. 전시 기획, 작가의 창작, 미술관 운영까지 전반에서 환경 중심의 사고가 뿌리내리고 있다. 이는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예술계가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진정성 있는 방법이다. 앞으로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미술계에서도 이러한 흐름을 참고해, 환경과 공존하는 예술의 방향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예술은 변화를 이끄는 가장 강력한 언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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