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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으로 물든 경주 보문단지 (APEC, 야경, 미디어아트)

by tatamama 2025. 10. 15.

(경주=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mtkht@yna.co.kr

 

2025년 10월 15일 밤, 경주의 보문호 일대가 빛으로 깨어났다.
잔잔한 물결 위로 조형물의 불빛이 번지고, 미디어 아트가 어둠 속에 새로운 풍경을 그려냈다.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진행된 이번 ‘빛의 향연’ 야간 시연회는 단순한 조명 행사가 아니라, 도시와 예술이 만나는 한 편의 거대한 공연이었다.

 

호수의 수면은 스크린이 되고, 나무와 바람은 무대가 되었다.
시민과 관광객들은 발길을 멈추고, 경주의 밤이 만들어낸 색의 파동에 숨을 고르듯 바라보았다.
그 순간, 보문단지는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빛으로 다시 태어난 도시의 상징이 되었다.

 

이 글은 그날의 현장을 따라가며, 경주시가 어떻게 예술과 기술을 결합해 새로운 야간 경관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는지를 살펴본다.
빛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도시의 미래를 비추는 또 하나의 언어였다.

APEC을 기념하는 거대한 상징 조형물

경주 보문단지 호반 광장 중심에는 알 모양을 본뜬 거대한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다. 이 조형물은 APEC을 상징하며, 경주시가 국제회의도시로서의 위상을 강화하고자 기획한 상징물이다. 단순한 구조물이 아닌,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빛과 영상이 투영되는 미디어 파사드 형식으로 구현돼 시선을 사로잡는다.

특히 이날 시연회에서는 이 조형물에 다양한 미디어 아트가 투사되며 관람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APEC의 핵심 가치인 '연결과 협력'을 주제로 한 애니메이션, 경주의 전통문화와 자연을 표현한 시각적 요소들이 어우러지며 하나의 종합 예술로 탄생한 것이다. 이러한 미디어 아트는 지역적 정체성과 국제성을 동시에 표현해내며, 경주시의 문화적 품격을 드러내는 상징으로 기능하고 있다.

이 조형물은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단순히 APEC을 위한 일시적 설치물이 아닌, 시민들의 휴식 공간이자 야경 명소로 기능하며, 관광객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길 것으로 보인다.

 

경주의 밤, 미디어 아트로 재해석되다

‘빛의 향연’이라는 테마에 맞게, 이번 시연회는 기존의 조명 중심 야경과는 다른 차원의 연출을 보여주었다. 보문호 주변 경관과 조형물 전체에 걸쳐 세밀하게 설계된 미디어 콘텐츠가 적용되었고, 색채와 음악, 움직임이 완벽한 조화를 이뤘다.

특히 미디어 아트의 중심에는 자연과 문화의 공존이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경주의 역사적인 이미지에 디지털 기술이 덧입혀지며, 전통과 현대가 만나 새로운 감동을 선사했다. LED와 프로젝션 맵핑 기술이 적용되어 영상이 조형물의 표면을 따라 유기적으로 흐르고, 시간에 따라 시나리오가 바뀌는 방식으로 관람객의 몰입도를 높였다.

야경을 보는 방식 또한 바뀌었다. 단순한 ‘조명 관람’을 넘어, 관람객이 조형물 주변을 이동하며 다양한 각도에서 색다른 장면을 마주하는 ‘체험형 감상’으로 변화했다. 이는 경주라는 도시의 이미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며, ‘역사와 기술이 공존하는 도시’라는 새로운 정체성을 구축하는 데 이바지하고 있다.

 

 

 

 

 

야간경관개선, 관광자원으로 자리잡나

이번 시연회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던 또 다른 핵심은 바로 경주의 ‘관광 자원으로서의 야간경관’이다. 그동안 경주는 주간 중심의 유적지 관광이 주를 이루었으나, 이번 APEC을 계기로 야간관광의 가능성이 본격적으로 열렸다.

관광 산업에서 야간 콘텐츠의 중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특히 가족 단위 관광객이나 연인, 사진 애호가 등 다양한 층이 야경 명소를 찾으며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고 소비도 증가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경주시가 이번 프로젝트에 공을 들인 것은 관광 트렌드에 맞는 전략적 선택이라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점은 지역 주민들의 반응이다. 단순히 관람객의 시선에 맞춘 연출을 넘어, 지역 주민들이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지역 정체성을 강조한 콘텐츠가 많았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이는 단순한 쇼가 아닌,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문화행사’로서의 성공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향후 APEC 본 행사를 비롯해, 다양한 야간 이벤트와 융복합 콘텐츠가 지속적으로 기획된다면 경주는 명실상부한 ‘빛의 도시’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다.

 

결론: 경주, 밤에도 빛나는 도시로

‘빛의 향연’ 시연회는 경주가 국제적인 감각과 지역적 정체성을 어떻게 조화롭게 융합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였다. 미디어 아트를 활용한 야간경관개선은 단순한 볼거리를 넘어, 도시의 브랜드를 강화하고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수단으로 작용하고 있다. 향후 APEC 본 행사는 물론, 지속적인 콘텐츠 보강과 주민 참여가 이어진다면 경주는 낮뿐 아니라 밤에도 빛나는 도시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